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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

일기 자료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생각들을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자료이다

by 쥬이대디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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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자료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생각들을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자료이다

 

 

일상사와 미시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바로 일기류 기록자료인 이유이다. 특히 일기류 자료는 그날의 기록을 바로 담기 때문에 정보 자체가 정확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시간 정보와 공간정보가 담겨 있으며, 당시의 기상정보나 특정 사건의 전말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시대 생활사의 복원이 가능한 이유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많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어가는 과정은 단순한 흥미의범주를 넘어 선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특히 근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시사나 생활사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이는 거 대사 중심의 담론 구조를 해체하고 미시적인 영역들의 복원을 통해 내 삶과 가까운 역사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는 미시적 삶의 영역에 있었던 개인을 중요한 연구의 대상으로 불러낸다. 이를 통해 미시사나 생활사 연구는 거 대사 속에 묻혀 있던 개인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일상적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가치를 제고한다. 조선시대 기록문화가 세계적 수준의 미시사와 생활사 연구를 가능케 하는 자료를 남겼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자료는 연구 범주에서만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살았던 일상의 사람들에 대한 기록들 대부분은 일상인들이 공감하는 ‘자기 영역’에 관계된 이야기이다. 이러한 부분은 킬러 콘텐츠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부각된다.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창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실제 있었던 사건에 대한 기록이므로 ‘현실성’이 담보되어 있는 이야기 소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 있었던 사건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에 그것이 갖는 리얼리티(현실성)는 대단히 높다. 근래 불고 있는 사극 붐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일상의 이야기는 새로운 한국형 스토리텔링의 핵심 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선조들이 남겨 놓은 우리의 기록자료들 대부분은 여전히 각 기관의 수장고나 문중의 창고에 쌓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근래 일기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연구자들에게 제한적으로 활용될 뿐이며, 특히 많은 일기류 기록자료들이 초서로 이루어져 있어서 초서를 읽을 수 있는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연구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문해독이 가능한 연구자라고 해도 일기류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러나 이것이 다시 문화콘텐츠 소재로 활용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많은 창작자들이 기록자료의 내용을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첫째는 언어적 장벽이다. 일기는 그 특성상 빠르게 기록되기 때문에 대부분 초서체로 되어 있으며, 모두 한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민족은 100여 전 우리 조상들의 문헌을 해독하지 못하는 몇 안 되는 불행한 민족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특히 일기류는 앞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초서를 읽을 수 있는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제한적으로 해독될 뿐이며, 이것을 탈초했다고 해도 한문 해독이 가능한 연구자들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일기류 기록자료에 접근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상태이다.

또 하나는 바로 문화적 장벽이다. 일제 강점 이후 급격한 서구화 과정을 통해 한국은 유교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100여 전의 문화를 잃어버렸다. 때문에 100년 전 우리 문화는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단히 이질적인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러한 생각을 하고 왜 그렇게 판단했으며, 왜 그러한 방식으로 살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어렵다. 따라서 언어적 장벽을 걷어내기 위해 번역을 했다고 해도, 다시 이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장벽까지 걷어내는 제2의 가공이 필요하다.

선현들이 남긴 많은 기록자료는 갓 발견된 원석 탄광과 다를 게 없다. 원석을 캐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공하고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보석으로서의 가치를 갖는 것처럼, 선현들의 기록자료 역시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다. 언어적 장벽을 걷어내고 특정 사안과 관련되어 창작자들에게 제대로 된 지식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장벽까지 걷어내야 한다. 기록자료에 대한 활용성을 염두에 둔다면, 결국 이 두 가지 장벽을 걷어내기 위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자료 전산화 역시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범위를 넘어 활용성 높은 콘텐츠로 가공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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