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료가 가진 문화콘텐츠 소재로서의 가치와 활용방안
우리는 이른바 ‘문화 콘텐츠(contents)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문화 가산 업이 되고, 콘텐츠가 생산품이 되어 소비자와 만난다. 문화를 생산하기 위해 자본이 투입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시대이다. 부존자원과 기술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산업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예고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해리포터’ 관련 단일 상품의 매출이 불과 10년 만에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후 지금까지 생산해 온 매출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각 나라마다 문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이유이다.
이러한 시대에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자산이다. 오랜 역사는 문화콘텐츠 생산에 있어서 새로운 저력으로 자리매김하며, 문화적 전통이 짧은 할리우드는 오랜 전통문화자산을 가진 동양의 여러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이유이다. 이 때문에 근래 아시아는 서양의 뛰어난 기술을 배우려는 노력에서 이제는 자신들 속에 있는 전통과 역사를 찾는 작업으로 시선이 바뀌어 가고 있다. 오래된 것, 그리고 지역적인 것이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전통이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바로 전통 기록자료이다.
전통 기록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오랫동안 기록자료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전산화’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자료가 특히 웹을 통해 공개되면서 원전을 읽을 수 있는 학자들을 통한 ‘활용성’이 증대되었고,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방법론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 기록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문화콘텐츠 시대로 이행되면서 전통 기록자료를 활용하려는 사용자들이 다양해졌다. 문화산업 종사자 대부분은 전통을 소재로 문화상품을 만들려 하고, 전통 기록자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한문을 읽지 못하고 전통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낮다. 전통 기록자료 소장 기관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이 글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출발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새로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으며, 실제 국학의 진흥이 몇몇 한국학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보다 새로운 문화상품을 통해 일반인과 직접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전통 기록자료가 가진 문화콘텐츠 소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일기류 기록자료를 중심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부터 창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까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했다. 여기에서는 일기류 기록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와 같은 사업을 소개하면서, 기록자료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공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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